[칼럼] 스티브 잡스가 혹시 다한증?

얼마전에 재미있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가 IT 업계에서
가장 옷을 못입는 “워스트 드레서(Worst Dresser)”로 뽑혔다는 기사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께서 올해도 어김없이 2위로 뽑히셨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매번 검정 터틀넥에 청바지만 입고 있습니다..


 



고집에 가까운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패션 스타일을 해마다 봐 오다가
간혹 이런 생각이 들때가 있었습니다.


 



혹시
스티브 잡스는 “보상성 다한증”이 아닐까?


 


혹시, 스티브가 20대에 제품 개발에 열중할 시기에, 수족다한증이 너무 불편해서
교감신경절제술을 받고 나서 발생한 보상성 다한증으로
저런 옷을 고집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망상(?)을 가진 것입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전신 다한증”이나 “보상성 다한증” 환자분들이
스티브 잡스와 같은 옷을 입고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분들의 소망은 한 여름에도
회색이나 분홍색 옷을 입어보는 것입니다.


 



본인은 뛰어난 패션감각을 가지고 있는데도,
다한증 때문에 그것을 숨겨야 하는 안타까운 사연은
매번 듣고 있습니다.


 



오늘 칼럼의 내용은 “보상성 다한증”으로 잡아 보았습니다.


 



이러한 보상성 다한증은
교감신경절제술이라는 수술에 의한 합병증(?)으로 발생합니다.


 


그럼, 교감신경절제술은 어떤 수술일까요?
다한증에 대한 치료방법으로 교감신경절제술(Symphatectomy)은
1920년도에 유럽에서 Kotzareff가 처음 시행한 수술법입니다.
이후 1939년에 흉강경(Thoracoscope)에 의해서 고혈압 치료로 사용되었고,
1978년 다한증에 대한 흉강경 시술(VATs)가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비디오 흉강경도 1cm, 5mm, 2mm로 작아졌으며,
수술시간도 20분내외로까지 발달하였고,
최근에는 낮병동이라고 하여서, 당일수술, 당일퇴원이 가능하게까지 발달하였습니다.


 


수술 효과는 수술 후 즉시 나타나면서,
수부다한증의 경우에는 거의 100%에 가까운 수술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액와부 다한증의 경우에는 70%가량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고 있으며,
제가 대학에 몸담고 있을 때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약 84%의 환자분들이
수술 후 결과에 “매우 만족”을 표현하셨습니다.


 


또한, 교감신경 절제술은 다한증 뿐만 아니라,
레이노드 증후군, 안면홍조증, 다발성 통증 증후군 등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감신경절제술에 대한 경험이 누적되면서,
호너씨 증후군, 상처부위 염증, 기흉, 혈흉 등의 합병증은 작아졌지만,
그보다는 더욱 큰 문제로 떠오른 것이 “보상성 다한증(Compensatory Hyperhidrosis)”이었습니다.


 



이러한, 보상성 다한증에 대해서는
최근에는 합병증이라기 보다는
체온조절중추(발전소) -> 교감신경 (전선) -> 공장 (땀샘)으로 이어지는 경로에서
가슴부위의 12개의 전선 중 1-2개를 절제했을 때,
다른 부위의 전선으로 과부하가 걸려서
더욱 많은 땀이 나게 되는 생리현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상성 다한증의 경우에는
논문마다 차이가 있지만,
약 50-60% 가량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발생하지만,
대개 그 중 80% 가량이 2년내에 호전되고,
남은 10-20%의 환자군 들이 새롭게 고통을 받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 흉부심혈관외과에서 가장 큰 화두는
어떻게 하면,


 


(1) 교감신경 절제술에서 보상성 다한증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가?
(2) 교감신경 절제술의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방법은 무었인가?
(3) 발생한 보상성 다한증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라는 문제입니다.



(1)의 경우에는 이전의 칼럼에서 인용했듯이,
수술 전후 노르아드레날린 등 여러 호르몬 수치를 비교 분석하는 방법이나,
약물을 이용한 교감신경마취 후 결과를 보고, 절제술을 사용하는 방법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저희 에비타 다한증 클리닉에서는 대학병원과의 연계하에
수술전 보툴리늄 톡신 주사법에 따른 보상성 여부를 파악하여,
이를 수술 후 예측인자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중에 있습니다.


 


(2) 교감신경절제술 후 보상성 다한증의 발생비율은
수년간의 논란으로 이제 가능한 최소한의 신경절제를 하고 있으며,
아울러, “교감신경부분절제술(ETS)”라고 하여,
교감신경간이나 절이 아닌, 교감신경절의 분지를 절제하는 방법으로 보상성을 더욱 최소화하였으며,
“클립차단술”이라고 하여, 교감신경간을 차단만 하였다가,
보상성 다한증 발생시에 이를 제거하는 방법 등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3) 이미 발생한 보상성 다한증에 대해서는
다한증의 치료와 동일하게
약물복용, 시큐어 도포, 이온영동법, 보툴리늄 톡신 주사법, 신경차단술 등을 이용하게 되며,
부득이한 경우에는
재시술시 흉막유착을 감안하여 보다 큰 흉강경을 사용하는 점이나 개흉술을 이용할 수 있으며,
아직까지는 낮은 성공율(50%)을 감안하고도
장딴지 신경(sural Nerve)이나 늑간신경를 이용한 교감신경 재건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도 있지만,
오랜 기간 다한증과 보상성 다한증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느끼는 점은
“다한증”이나 “보상성 다한증”에 의해서
우울증, 사회생활의 위축이나 대인기피증 및 직업상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드는 것입니다.


 



설사,,
스티브 잡스가 보상성 다한증이라고 하더라도,
검정 터틀넥에 청바지만 입고 다니더라도,
매년 워스트 드레서로 뽑히는 영광(?)을 안고 있더라도,
우리는 그 외의 다른 여러 이유로 스티브 잡스를 존경하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2012년 광복절날, 에비타 다한증 클리닉에서 전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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