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문제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030 세대 남성들의 보수화 경향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젊은 세대의 정치적 성향이 키치적인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하지만,

사회생활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이들이 점차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더 우려하는 부분은 지역에 따른 정치적 편향성이다.

흔히 지역 문제라고 하면 대구·경북을 떠올리지만, 사실 더 심각한 차이는 서울 강남 3구나 분당처럼 경제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 지역 간 격차에서 나타난다.

 

실제로 지난 20대 대선에서 대구·경북보다도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던 곳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대치동 학군 지역,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강남권 일부 지역이었다.

이를 직접 체감한 경험도 있다.

 

작년에 루카스가 내 페북 게시물을 전체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대치동 학생들이 부모들의 계정을 살펴보는데, 내 정치적 견해가 드러나면 자신이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는 나에게 꽤 충격적인 일이었다.

 

 

 

기득권층은 언제나 철저하게 경제적 득실을 계산하며 투표한다.

이러한 이유로 강남권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정치인, 판·검사, 기업가, 연예인 등 다양한 기득권 세력이 밀집한 이 지역에서는 특정 정치인의 자질이나 도덕성보다도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반면, 월소득 200만 원 이하의 유권자 중에서도 60%가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다는 통계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계층일수록 변화보다는 안정성을 선호하며, 언론을 통한 학습 효과도 정치적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한국 사회가 학연과 인맥을 기반으로 한 기득권 구조 속에서 편법과 특혜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후진적인 구조가 유지되는 한, 유권자들은 정치적 이념이나 정책보다도 경제적 생존을 우선순위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는 특정 집단의 이익에 따라 표심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과 합법적인 제도를 통해 각자의 정치적 신념과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투표가 이루어지는 사회다.

 

최근 발표된 20·30대 남성들의 보수화 경향을 보며, 나는 단순히 젊은 세대의 정치적 성향보다도 여전히 지역별 경제적 격차가 정치적 선택을 결정짓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사회가 보다 민주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며,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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