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CLS350을 받은 뒤, 한동안은 차를 정상 컨디션으로 돌려놓는 일이 먼저였다.
하체 소모품을 교환하고, ECU도 점검하고, 당장 필요한 응급처치를 하나씩 끝내고 나니
그제야 다른 욕심이 슬그머니 올라왔다. 바로 사운드였다.
사실 이 차를 처음 받은 순간부터 프론트 스피커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바로 알 수 있었다.
음악을 조금만 틀어도 소리가 흐려지고, 특정 대역에서는 찢어지는 느낌이 났다.
오래된 벤츠 순정 스피커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엣지 손상이 의심됐는데, 막상 탈거해보니 역시나였다.


그냥 참고 탈까, 순정 스피커만 구해서 교체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퇴근길에 프란체스카와 전화통화를 하는데, 카 블루투스 핸즈프리를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점도 은근히 큰 불편이었다.
그러다 보니 근 한 달 가까이 틈날 때마다 검색을 하게 됐다.
결혼 전 카오디오에 빠졌던 기억이 다시 살아났다.
오랜만에 찾아보니 시장 분위기는 예전과 꽤 달라져 있었다.
카오디오 시장 자체는 많이 조용해졌고, 예전처럼 헤드유닛과 앰프, 패시브 세팅을 하나하나 맞추던 분위기보다는 DSP 앰프가 대세가 된 느낌이었다.
처음 목표는 단순했다.
“앰프나 서브우퍼까지는 가지 말고, 일단 스피커만 바꾸자.”
찾아보니 예전에 좋아했던 Focal 165 시리즈는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Focal PS 165 FXE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가격은 대략 99만 원.
몇 군데 업체와 상담하고 가격도 비교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양재동 트로피칼사운드에서 작업하기로 했다.
젊은 두 분이 운영하는 카오디오 작업장인데, 묘하게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젊은 사장님의 꼬임에 넘어가고 말았다.
원래 생각했던 Focal PS 165 FXE에서, 사장님이 괜찮게 맞춰주겠다고 한 Musway MLK6.2E로 선택이 바뀐 것이다.
작업 금액은 110만 원.
솔직히 Musway는 나에게 익숙한 브랜드가 아니었다.
예전 기억 속의 카오디오는 Focal, DLS, Morel, Audison 같은 이름들이 먼저 떠오르는 세계였으니까.
그런데 나중에 DSP 앰프를 단다면 Musway D8도 후보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상하게 같은 브랜드라는 점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렇게 “조금 낯설지만 레어한 선택”을 해버렸다.
설치가 끝난 뒤 뒤늦게 이 스피커에 대해 다시 검색해보니, 잠깐 후회가 되기도 했다.
국내 정보가 많지 않고, 내 기준에서는 아주 익숙한 브랜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 레어한 것도 나름의 가치가 있지 않겠나.
이번에 장착한 제품은 국내 상품명으로는 Musway MLK6.2E,
박스와 해외 자료에서는 ML6.2E로 표기되었다.
사장님이 무스웨이에 전화해서 확인해 주는데,
K는 한국버젼이라고 한다.
뭐, 믿어봐야지..

16.5cm, 즉 6.5인치 2웨이 컴포넌트 스피커다.
공개 스펙 기준으로 미드베이스는 4옴, RMS 100W, 최대 200W급이며 알루미늄 콘을 사용한다.
트위터는 25mm 실크 돔 네오디뮴 트위터이고, 12dB 케이블 타입 크로스오버가 포함되는 구조다.
스펙만 놓고 보면 순정 스피커 단순 교체보다는 확실히 한 단계 위의 구성이다.
다만 이런 컴포넌트 스피커는 순정 헤드유닛 출력만으로도 소리는 나지만,
제대로 된 힘과 밸런스를 내려면 앰프와 DSP 튜닝이 붙었을 때 진가가 더 잘 나온다고 한다.
특히 CLS 같은 차량은 실내가 조용하고 문짝 구조가 단단한 편이라, 스피커 교체와 도어 방진만으로도 기본기는 올라간다.
하지만 시간 정렬, 크로스오버, EQ를 만질 수 있는 DSP 앰프가 들어가면 무대감과 보컬 위치, 저역의 단단함이 훨씬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앞으로 돈이 또 들어가나? ㅜㅜ
그래서 아직은 “완성”이라기보다는,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1차 작업에 가깝다.

작업 직후의 첫인상은 솔직히 아주 극적인 변화까지는 아니었다.
찢어진 순정 스피커에서 나오던 거친 느낌은 분명히 사라졌다.
고역도 더 깨끗해졌고, 볼륨을 올렸을 때 지저분하게 무너지는 느낌도 줄었다.
다만 내가 기대했던 만큼의 보컬의 섬세함이나 힘은 아직 부족했다.
포칼을 선택했으면, 내가 좋아하는 여성 보칼의 섬세함이 좀더 들어났을까?
하는 후회도 있었다.
하지만, 스피커가 새것이라 조금 더 풀릴 시간도 필요하겠고, 역시 순정 앰프와 순정 시스템의 한계때문일 것이라고 자위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는 이미 다음 단계를 생각하고 있다.
Musway D8 같은 8채널 DSP 앰프를 붙이면, 지금의 스피커가 훨씬 더 제대로 움직여주지 않을까.
프론트 스피커를 중심으로 세팅을 잡고, 필요하면 나중에 서브우퍼까지 살짝 보강하는 방향도 가능할 것 같다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위험하다~)
물론 여기서 멈추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문제는 카오디오라는 취미가 원래 그렇게 현명하게 멈추는 취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
며칠 뒤 밤에 루카스와 함께 차를 타봤다.
루카스는 소리가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당연히 좋아졌겠지.
그전에는 악명 높은 벤츠 순정 스피커에, 심지어 엣지까지 찢어진 상태였으니까.
그래서 루카스에게 농담처럼 말했다.
“네가 대학 가면, 아빠가 이 스피커랑 앰프 내려서 네 차에 달아줄게.”
그랬더니 단호하게 싫다고 한다.
자기는 더 좋은 카오디오를 설치하겠단다.
“네가 무슨 돈으로?”
그러자 과외해서 돈을 많이 벌겠다고 한다.
크크크.
귀여운 녀석.
…..
아직은 소리가 조금 밋밋하지만, 그래도 이 차가 점점 내 차가 되어가는 느낌은 든다.
낡은 부분을 하나씩 고치고, 내 취향을 조금씩 넣고, 가족과 이런 시답잖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벤츠 CLS350의 카오디오는 여기서 끝일 수도 있고, 어쩌면 시작일 수도 있다.
아마도 시작일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
참..
요세 카오디오 업체들 추세대로
이 업체도 내 카오디오 스피커 교체 내용을 자신들의 블로그에 바로 올리더라.
https://blog.naver.com/2145841/224264986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