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흉부외과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의과대학때 어머니께서 미만성폐질환이라는 것을 앓으셨을 때입니다.
흔하지 않았고, 아직 정립되지 않은 질환에 대해 공부를 하다보니, 긍국적인 치료는 폐이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때부터 흉부심혈관외과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의사면허를 취득하기도 전에 흉부심혈관외과 교수님에게 전공 지원을 하였고, 인턴때부터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치료하는 학문과 의술에 매료되어 남들보다 빠르게 흉부심혈관외과의 과정을 밟았습니다.
남들이 지원하지 않는 과를 선택하였기에, 레지던트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4개의 산하병원을 순환근무하면서, 훌륭하신 교수님들 밑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많은 날들을 수술실과 중환자실에서 당직을 서면서, 조금이나마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고, 대학병원에서 성실하고, 환자를 끝까지 책임지는 전공의로서 평가받았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목가슴 수술을 하신 박교수님 밑에서, 흉부외과내에 드문 미용수술을 볼 수 있었고, 부수적으로 그동안 흉부심혈관외과에서 무관심할 수 있었던, 미용외과적인 문제나 수술 후 창상의 피부외과적인 치료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공중보건의를 국립목포병원에서 하면서, 전국의 결핵환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가장 여유로운 시절에 크게 기억나는 것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척추결핵에 의해 하반신 마비환자를 지역의 정형외과 선배와 함께 수술하여 8개월 후에 걸어서 퇴원하는 것을 본 것이고, 둘째는 한의대교수로 있는 동창과 함께, 다제내성결핵을 한의학성분을 이용하여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실패한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부족한 여건으로 실패한 두번째 경험은 결핵균을 검출하고, 염색하고, 배양하고, 약제를 침투하고, 현미경으로 조사하는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고, 연구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