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정부, 부실한 공공의료, 재벌 병원으로 인해 확산되는 메르스 감염

참의연 규석이형이 쓰신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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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정부, 부실한 공공의료, 재벌 병원으로 인해 확산되는 메르스 감염

 

순천향 의대 교수 조규석

무능한 정부!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다.

이제는 한국 국민 누구에게나 공포의 대상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르스란 이름은 생소한 병명이었다. 그 이유는 최근 2012년 3월에 처음으로 중동에서 급성 폐렴과 호흡 부전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감염자 수가 많지 않아 주목을 끌지 못하다가, 2014년 3-5월경에는 급격히 늘어 1주에 100명까지 환자가 발생하였고, 감염자의 35%가 사망하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인식되었다.
이에 WHO는 2014년 5월에 메르스에 대한 감염 예방과 검역에서의 시스템적 취약함 그리고 국가 간 전염의 가능성이 급증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회원국들은 국가가 나서서 메르스 감염예방과 검역을 강화하길 촉구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한 달 후에 이를 무시하고 검역 조치를 ‘관심’단계로 낮추고, 의무 신고제에서 자진신고제로 바꿨다. 6월 이후에는 발생건수가 줄었다 하더라도 올해 3월부터는 다시 검역을 강화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건강상태질문서를 의무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결과가 오늘의 사태를 만든 것이다.
사실 2013년 8월 중동 현지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노동자 한명이 ‘코로나바이러스’(메르스)에 의해 사망하였으나, 정부는 사망 원인을 감추기에 급급하고 동료 노동자에 대한 허술한 대응을 해 지적당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구)통합진보당은 ‘은폐의혹 규탄 및 안전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였으나 새겨듣지 않았던 것이다.
국민의 건강은 정치사회적인 요소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하지만 전염병에 있어서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아무리 과한 대응이라 하더라도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전염병 대응마저 정치의 도구로 삼아 불안감을 유발시켰다고 비난을 하며 정적을 몰아세우는 데만 주목하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 하며 스스로 무능하고 무지함을 드러냈다. 결국 정부의 무능과 무지가 국민을 사지로 몰아가고 불안감에 떨게 한 것이다.

부실한 공공의료!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환자들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부실한 공공의료를 가진 나라에서 살고 있다. OECD 국가들의 평균 공공의료기관은 80%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전체 병원수의 6%, 병상수의 10%만이 공공의료기관이다. 그래서 메르스 감염과 같은 위기 상황에 국가가 역할을 못하고, 환자들 스스로가 치료할 수 있는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은 서울의 소위 ‘큰 병원’을 찾아가게 되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때 초동 대처가 미흡하여 사태가 더 악화되었음을 국민들은 뼈저리게 한탄하고 있다. 1년이 지난 지금 또 다시 초동 대처를 잘못해 메르스 감염이 확산되었다고 지적한다. 1차 감염 환자가 직접 메르스 감염 검사를 요구했을 때 바로 했었더라면, 소위 B병원에 입원하였을 때 같은 병동의 환자들만 격리했었더라면, B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보내지만 않았었더라면 이렇게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부 초동 대응의 문제는 감염 환자를 여기저기 흩어놓아 제2의 감염원이 되어 3차 감염자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민간병원은 돈이 되는 검사와 치료에만 관심이 있지 원내감염관리는 엉망임이 드러났다. 또한 일부 병원은 메르스 환자 때문에 병원 수입이 줄어들까봐 고열의 환자를 다른 병원에 떠넘기기에 급급하기도 하였다. 메르스 감염 환자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지속되다가 감염환자수가 90명이 넘어선 오늘에 이르러서야 지역별 거점병원을 선정하였다. 메르스 사태는 공공의료기관이 각시군마다 적어도 한 개씩은 있어야 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언제까지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병원 마당에 텐트치고 환자를 봐야 하는가. 언제까지 초동 대처가 미흡하여 국민의 생명이 희생되어야 하는가.

재벌 병원! 생명보다 돈벌이가 우선

이른바 14번 환자가 머문 5월 27-29일 서울삼성병원 응급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감염된 환자가 37명으로 평택성모병원보다 더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 병원처럼 병원 자체를 격리하지도 않고,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도 거부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응급실을 거쳐 간 모든 환자들의 추적 조사와 격리조치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래서야 시간이 갈수록 감염자의 숫자가 더 늘어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실제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경유한 병의원의 명단 공개가 늦어지면서 고열이 있는 메르스 환자들이 여러 시군의 병원에 방문을 하였다. 감염의 위험성이 있는 병원에 들렀는지 병력 확인이 안 되면서 일반 감기로 오진하고 병을 악화시키거나 거리와 사우나 등을 활보하고 다녀 전염시킬 위험성을 보여주었다.
삼성은 지금까지 줄기차게 의료산업이 차세대 블루칩이라 하며 의료를 돈벌이에 이용하려 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이에 발맞추어 영리병원, 영리자회사, 원격진료 등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바로 의료의 공공성을 포기하고 상업화 일변도의 정책의 결과인 것이다.

메르스 사태는 결국 공공의료가 부실한 나라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이 무능하고 무지한 현 정부와 생명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재벌병원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 발생한 참담한 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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