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주말..
어제 배송된 앨범들 중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Vivaldi의 “사계” 앨범을 뜯었다.
음,, 교과서적인 연주인가?
쇼파에 누워서 해설서를 보았다.
자연스러운 문체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해설,,
괜찮군…
음,, 자꾸 디즈니 영화 “환타지아”의 장면이 오버랩되었다.
최근에 구입하였던,
세이지 오자와나 마시모의 앨범은 너무 연주가의 목소리가 크게 느껴져서
거부감이 느껴졌었는데,
정경화의 연주는 비발디의 마음을제대로 표현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무지치에 이은, 새로운 레퍼런스가 되겠군…
이런, 생각이드는 와중에…
여름을 지나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잠이 들었다.
쇼파때문인가?
아니면, 연주가 편해서?
….
음,, 더블 시디이군…
컴퓨터에서 재생이 가능하다는데,,
컴퓨터 앞에서 앉았다.
“허걱~~”
정경화의 목소리…
오랜 외국생활때문인지.. 약간은 어눌한 목소리..
하지만, 역시 정확하게 귀에 쏙 들어오는 발음과 말투로
대가의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거실에서 미지가 들어왔다.
“누구 목소리야?”
우리는 한참의 작은 컴퓨터 스피커에 귀를 쫑긋 거리고
정경화의 목소리를 들었다.
마치, 존경하는 음악 선생님의 목소리를 한마디로 놓치지 않으려는
착한 학생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
그동안 내가 구입했던, DVD들,,,
특히, 감독판이니, 확장판이니.. 하는 것들에는
모두가 감독이나 배우들의 음성해설이 들어있다.
하지만, 이 모두가 결코 5분을 넘겨서 듣기 힘들었다.
심지어,, 반지의 제왕!! 도…
하지만, 정경화의 이 음성해설은 다른 차원의 세계를 열어 주었다.
비쥬얼이 아닌,, 오디오에서
이렇게 집중력을 가지게 해 주다니,,,
말투는 정확하지만, 그 내용은 다정다감한 느낌..
더구나,
작은 사이즈로 들어있는
정경화의 5분가량의 인터뷰와 여름 3악장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순간
마치,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
정말 좋은 앨범이다.
P.S. (06.12.09)
FineAV에 올린 글에 대해 “송인관”님께서 정경화님에 대한 좋은 자료를 답글을 달아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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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경향신문 문학수 기자와 정경화의 대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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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에 차이코프스키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녹음했던 음반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작(秀作)이다. 30대였던 그때, 연주자로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덕목’은 무엇이었는가. 세월이 흐르면서 그것이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가?
“바이올린의 매력에 푹 빠져서 지내다가, 30대에 접어들어 잠시 쉬면서 나를
찾는 시간을 가졌다. 망망대해에 홀로 던져진 물고기처럼 유럽 전역에서 데뷔를
하고, 녹음과 계속되는 연주 스케줄로 정신없이 살다가 서른 살을 넘기면서 한
6개월간 쉬었다. 마치 진공상태에 빠진 것처럼 멍해지는 느낌이었다. 150마일로
질주하던 기차가 갑자기 멈춘 것 같았다. ‘연주자’ 정경화는 있는데 ‘인간’
정경화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연주가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닐 거라는
생각도 했다. 휴식을 거친 후 세상을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나니 연주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다. 그 음반을 녹음했을 때가 바로 그 무렵이었다.”
-작년에 “브람스에 점점 애착을 갖게 된다”고 말했는데, 특히 브람스의 어떤
면이 그런 마음을 갖게 하는가.
“브람스의 곡에는 혼이 담겼다. 한 음 한 음을 새기고 또 새겨서, 마흔 살이
넘어서야 비로소 교향곡을 썼다. 또 그는 (당대의 명
바이올리니스트였던)요아힘의 도움을 받아 고치고 또 고쳐가면서 협주곡을
완성하지 않았는가. 이미 음악적으로 완벽한 사람인데도 요하임의 도움을 받을
만큼 겸손한 인간성을 가진 작곡가다. 인간관계에서도 유난히 잘 통하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작품을 만났을 때도 느낌이 딱 오는 곡이 있는데, 내겐 브람스의
바이올린 곡들이 바로 그렇다.”
-이번 공연의 레퍼토리는 주로 바흐의 곡들이다. 바흐에 대한 생각은.
“바흐는 시간을 지배하는 작곡가다. 그의 음악은 영원할 것이다. 연주를 하다
보면 그의 음악적 카리스마에 저절로 빠져드는 나를 발견한다. 참, 이번에
연주할 곡 중에 바흐의 ‘바이올린협주곡 d단조’가 있다. 원래 바흐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작곡한 것을 여러 번 편곡해 현재는 쳄발로 협주곡으로
전해지고 있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쓴 원본 악보를 어렵게 구했다. 이번에
고국 팬들과 함께 음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