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집회 후 ‘갑질’에 대한 단상..

이제 며칠 후면 50대에 들어가는 아재입니다.

지난 주말 서초동 촛불집회에 다녀온 후 느낌  중의 하나를 정리합니다.

우선, 집회 참가자자들이

제 또래의 30, 40, 50대가 많이 눈에 뛰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적다고도 느낄 정도였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대충 저사람은 어떤 일을 하겠구나, 하는 감이 옵니다.

그런데, 이번 집회 참가자분들은

화이트컬러나 블루컬러도 아닌,,

자영업자들의 냄새가 많이 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동질의 냄새이지요..

연령대도 높아서,

심지어는 간간히 보이는 태극기할배들과 별차이가 없는 분들이
“정치검찰 물러가라”를 외치고 계셨습니다.
그것도 80년대처럼, 손을 위로 치켜드는 것이 아닌,,

아래로 손을 내리고 주먹을 꽉 지는 모습..

오늘 아침,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왜? 이 분들이,, 나처럼 나왔을까?

50대정도가 가까와지면,

삶의 굴곡이 참 많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굴곡에 있어서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갑질”의 횡포입니다.

– 간혹, 사기사건 등에 연류가 되어서, 젊은 검사들이 영감님 소리 들으며 갑질하는 것을 볼 수 도 있습니다.
– 내가 하는 가계의 각종 규제와 점검때문에, 구청이나 시청, 소방서 등으로부터 갑질을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 하청업체인 입장에서, 원청업체나 대리점 본사 등으로부터 갑질을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 식당을 하는 입장에서, 블로거 거지나 기자, 혹은 손님으로부터 갑질을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 직장에서 상사로부터, 거래처의 직원으로부터 갑질을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 학교에서 선생님이나 교수님으로부터, 갑질에 의한 강요를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기타 등등…

이런 울분을 쌓게 만드는 근본은
이런 갑질이 부당하고, 비합리적일때 발생합니다.
열심히, 떳떳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비난하고,

부당한 일을 강요할때 발생합니다.

내가 뺵이 있었으면, 돈이 있었으면,
최소한 학연이나 지연등으로 이런 것을 막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들을 다들 하셨을 것입니다.

이때문에, 내 자식은 이런 일을 최소한 안 겪게 하고 싶어서
학원도 보내고, 공부하라고 시키고, 좋은 학교 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갑질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은
가족입니다.
집에서 나만 보고 있을 처자식을 생각하고,,
그런 갑질을 참고, 이겨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검찰과 언론, 야당정치인들의 갑질을 보면서

그 축적된 분노가 터져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의 생일에 케익을 들고가는 쓸쓸한 아버지의 모습은
중앙일보 기자에게는 “거봐라, 너도 안돼”라는 조소일지는 몰라도,
실지로 저와 같은 아버지들은 자신으로  투영시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이 이번 집회의 여러 힘들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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