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가 고3이 되면서, 핸드폰을 자진 반납
그래도 음악은 포기할 수 없다고 해서,
고심끝에 구입했던 HiBy R3 II가 또 말썽이라고 한다.
한달만에 고장나서, 반품하고, 다른 유통사 새로 구입한지 2달만이다.
작동이 되었다, 안되었다하는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메인 버튼을 수십초 꽉 눌러야 겨우 켜진다.
산 지 두 달쯤 된 기계가 또 이런 식이면 음악을 듣는 즐거움보다 “이번에는 또 어디가 안 될까” 하는 걱정이 먼저 온다.
그래서 결국 당근마켓에서 ‘소니 NW-A306 워크맨’을 중고로 들였다.
(항상 구입가는 20만원 내외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32GB 모델에 케이스와 256G SD카드까지 포함된 매물이었다.
첫인상은 확실히 좋았다.
만듦새, 손에 잡히는 감각, 버튼의 단단함, 전체적인 마감은
역시 소니다.
그런데 받아보고 초기화해보니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이 제품은 국내 정식판이 아니라 중국 내수용이었다.
판매자는 고3 학생이었는데, 본인이 알고 팔았는지, 주변의 안드로이드를 잘 아는 사람이 팔라고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받아서 만져보니 “아, 이래서 이 가격에 나왔구나” 싶은 부분이 있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개발자 모드와 ADB 도구를 꺼내 들었다.
구글 관련 앱을 넣고, 필요한 앱과 Sony Sound Connect를 설치하고,
한글 환경을 맞춘 뒤, 다시 불필요한 구글 앱을 지우는 식으로 정리했다.
환경은 훨씬 쾌적해졌지만, 음악을 들어보니 생각은 조금 복잡해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리만 놓고 보면 HiBy R3 II의 완전 승리다.
반대로 고등학생이 매일 주머니에 넣고 다닐 기기라면 소니 NW-A306 쪽이 더 마음이 놓인다.
게다가 중국 내수용이라는 단점은 의외로 장점도 있었다.
고3인 아들이 이 기기로 유튜브, 카톡, 게임을 쉽게 쓰기 어렵다는 점이다.
음악 플레이어가 정말 음악 플레이어로만 남는다는 것, 수험생에게는 의외의 장점일 수 있다.
(내가 유튜브를 소스로 안하는 여러 DAP중에서 HIBY R3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다.)

소리는 HiBy, 기계로서의 안심감은 Sony
처음 음악을 틀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차이는 음압이었다.
Sony NW-A306은 HiBy R3 II보다 소리가 훨씬 약하게 느껴졌다.
볼륨 숫자를 올려도 음악이 앞으로 밀고 나오는 느낌이 덜하고, 그래서인지 섬세함도 한 겹 물러난 듯 들렸다.
물론 음질 평가는 볼륨 매칭을 하고 같은 이어폰, 같은 음원, 같은 출력 조건에서 비교해야 더 정확하다.
하지만 실제 사용자는 실험실처럼 듣지 않는다.
전원을 켜고, 이어폰을 꽂고, 같은 음악을 틀었을 때 바로 느껴지는 첫인상이 있다.
그 첫인상에서는 HiBy가 더 힘 있고, 더 선명하고, 더 음악적으로 들렸다.
다만 HiBy R3 II는 이미 내 손에서 기계적 신뢰감에서 점수를 많이 잃었다.
소리가 좋아도 버튼이 불안하고, UI의 세밀함이나 조작감이 거칠면 매일 쓰는 기기로는 피로가 쌓인다.
특히 남자 고등학생이 쓰는 물건이라면 더 그렇다.
책상, 가방, 학원, 학교, 충전기 주변을 계속 오가는 기계는 음질만큼이나 튼튼함이 중요하다.

중국 내수용 NW-A306
이번 중고 구입에서 가장 큰 변수는 중국 내수용 제품이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물건이 깨끗했다. 케이스도 있고, 보호필름도 붙어 있고, 제품 자체의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버전이 조금 이상했고, 초기화 후 설정을 해보니 국내 정식판처럼 바로 쓰기에는 손이 많이 갔다.
중국 내수용 안드로이드 기기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설치가 안된다.
그래서 써드파티앱으로 필요한 앱을 설치해야 하고, 카카오톡이나 유튜브, 스트리밍 앱을 편하게 쓰는 식의 경험과는 거리가 있었다.
안드로이드를 잘 모르는 사람이 샀다면 당황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개발자 모드로 들어가 ADB 도구를 이용해 기기를 정리했다.
F-Droid 쪽 소스를 활용해 필요한 기본 도구를 넣고, 구글 관련 앱을 잠시 설치한 다음,
Sony Sound Connect처럼 필요한 앱을 깔고, 한글화도 맞췄다.
이후에는 다시 구글 앱을 걷어내고 디블로팅을 했다.
결과적으로 환경은 훨씬 가벼워졌고, 음악 재생 중심으로 쓰기에는 더 깔끔해졌다.
이 과정이 귀찮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도 있었다. 오래된 안드로이드 기기를 손보는 느낌이랄까.
중고로 NW-A306을 살 때는 국내 정식판인지, 일본판인지, 중국 내수용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니 NW-A306은 어떤 DAP인가
그래도, 내가 쓸 제품은 아니지만, 찾아서 정리하고, 기록을 남겨보자..
Sony NW-A306은 소니의 안드로이드 기반 워크맨이다.
국내 정식판 기준으로는 스마트폰처럼 앱을 설치할 수 있고, 유선 이어폰을 위한 3.5mm 단자와 USB-C, microSD 확장을 지원한다.
(여기서 단점, 4.4mm 밸런스 단자가 없다는 것이 또 단점이네..)
공식 사양 기준으로 크기는 약 56.5 x 98.4 x 11.8mm, 무게는 약 113g이다.
32GB 내장 메모리 모델이지만 실제 사용 가능 공간은 약 18GB라, 음악 파일을 많이 넣으려면 microSD 사용이 사실상 기본이다.
화면은 9.1cm HD 디스플레이이고, 운영체제는 Android 12다.
(하지만, 업그레이드를 지원해줘서, 현재는 안드로이드 14가 설치되어 있다.)
Wi-Fi와 Bluetooth 5.0을 지원하며, 블루투스 송신 코덱으로 SBC, LDAC, aptX, aptX HD, AAC를 지원한다.
재생 포맷도 MP3, FLAC, WAV, Apple Lossless, AIFF, DSD, APE 등 폭이 넓다.
소니 특유의 DSEE Ultimate, 10밴드 이퀄라이저, ClearAudio+, Vinyl Processor 같은 음장 기능도 들어 있다.
(막상 테스트 해보니, 이런 자잘한 튜닝은 크게 의미가 없더라~)
숫자로 보면 소니 NW-A306의 헤드폰 출력은 공식 사양 기준 35mW + 35mW, JEITA 16Ω 기준이다.
이 수치가 무조건 작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구동력이 큰 DAP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조금 얌전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이었다.
특히 출력 여유가 있는 기기에서 느껴지는 저역의 밀도, 보컬의 전진감, 작은 소리의 또렷함을 기대했다면, 다소 싱겁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NW-A306은 만듦새가 확실히 좋다.
옆면 버튼의 누르는 감각, 얇고 단단한 직사각형 바디, 주머니에 넣기 좋은 크기, 소니 워크맨 특유의 차분한 디자인은 확실히 장점이다. 음질보다 “오래 쓰는 물건”으로서의 안정감을 먼저 보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이다.
특히 중국 내수용을 디블로팅해서 음악 재생 위주로만 쓰면, 오히려 안드로이드의 잡다한 유혹을 줄인 전용 음악기처럼 만들 수 있다.

HiBy R3 II는 어떤 DAP였던가?
‘HiBy R3 II’는 가격 대비 성능이 강한 중국 DAP의 대표적인 모델이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리눅스 기반 HiByOS이고,
공식 제품 설명 기준으로 3.2인치 터치스크린, 듀얼 ESS ES9219C DAC, 3.5mm 출력과 4.4mm 밸런스 출력을 갖췄다.
크기는 약 86.9 x 60.6 x 14.5mm, 무게는 약 118g이다.
HiBy R3 II의 핵심은 출력이었다.
3.5mm 싱글엔드 출력은 32Ω 기준 112mW, 4.4mm 밸런스 출력은 32Ω 기준 최대 380mW로 소개된다.
측정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소니의 35mW + 35mW와 숫자만 1:1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실제 청감에서 HiBy 쪽이 더 힘 있게 들리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방향성은 분명하다.
소리 성향은 첫인상부터 더 적극적이었다.
같은 이어폰으로 들어도 음량이 더 쉽게 확보되고, 저역이 더 단단하게 받쳐주며, 보컬과 악기가 더 앞으로 나온다.
그래서 작은 디테일도 더 잘 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이 부분이 무섭다.
가격은 더 낮은데 순수한 오디오 성능에서는 소니보다 더 만족스럽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계로서의 완성도는 아직 아쉬움이 있다.
UI는 기능이 많고 직관적인 면도 있지만, 소니처럼 단단하게 정돈된 느낌은 아니다.
버튼, 노브, 조작 반응, 자잘한 마감에서 “좋은 소리를 내는 작은 기계”와 “오래 믿고 쓰는 소비자 제품” 사이의 차이가 느껴진다.
특히 버튼 문제가 반복되면 아무리 소리가 좋아도 신뢰가 떨어졌다.

NW-A306 vs HiBy R3 II 비교표
| 항목 | Sony NW-A306 | HiBy R3 II |
|---|---|---|
| 성격 | 안드로이드 워크맨, 스트리밍 친화적 | 전용 DAP, 출력과 가성비 중심 |
| 운영체제 | Android 12 | HiByOS, 리눅스 기반 |
| 출력 체감 | 얌전하고 약하게 느껴짐 | 더 크고 힘 있게 느껴짐 |
| 공식 출력 정보 | 35mW + 35mW, JEITA 16Ω 기준 | 3.5mm 112mW, 4.4mm 380mW, 32Ω 기준 |
| 단자 | 3.5mm, USB-C, microSD | 3.5mm, 4.4mm BAL, USB-C, microSD |
| 4.4mm 밸런스 출력 | 미지원. 출력 확장성 면에서 아쉬움 | 지원. 유선 오디오 기기로서 장점이 큼 |
| 소리 첫인상 | 차분하지만 에너지가 부족하게 느껴짐 | 선명하고 밀도감이 좋음 |
| UI | 안드로이드라 익숙하지만 무겁게 느껴질 수 있음 | 전용 OS라 빠르고 단순하지만 디테일은 아쉬움 |
| 중고 구입 리스크 | 중국 내수용, 지역판 여부 확인 필요 | 버튼/노브 등 조작부 내구성 확인 필요 |
| 앱 사용 | 지역판에 따라 구글, 유튜브, 카톡 사용이 까다로울 수 있음 | 일반 안드로이드 앱 사용 목적과는 거리가 있음 |
| 만듦새 | 단단하고 믿음직함 | 가격 대비 좋지만 조작부 신뢰감은 아쉬움 |
| 학생용 실사용 | 튼튼하고, 앱 제한이 오히려 장점일 수 있음 | 음질은 좋지만 고장 걱정이 있음 |
| 개인적 결론 | 매일 들고 다니는 기계로 적합 | 음악 감상 만족도는 더 큼 |

왜 Sony는 약하게 들리고 HiBy는 좋게 들렸을까
DAP에서 출력은 단순히 “최대 볼륨이 크다”는 뜻만은 아니다.
출력에 여유가 있으면 같은 볼륨에서도 음악의 여백, 저역의 힘, 악기의 윤곽이 더 안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출력이 부족하게 느껴지면 소리가 멀고 얇아지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4.4mm 케이블을 써보면 이 기기의 장점이 더 잘 살아난다.
3.5mm 단자로만 비교하더라도 HiBy 쪽이 더 적극적인 인상을 준다.
Sony NW-A306은 소니 특유의 차분한 튜닝과 긴 배터리, 스트리밍 편의성을 가진 대신, 구동력으로 밀어붙이는 타입은 아니다.

중국 DAP의 무서운 점: 가격은 낮고, 소리는 높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중국산 전자제품의 추격 속도다.
가격은 더 저렴한데 출력, DAC 구성, 밸런스 단자, USB DAC 기능까지 넣어준다.
예전에는 중국산 오디오라면, 저렴하지만 어딘가 부족한 대체품이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이제는 적어도 오디오 성능에서는 전통 브랜드를 정면으로 압박한다.
튼튼함, 세밀한 UI, 조작감, 버튼 품질, 장기간 사용했을 때의 신뢰성은
브랜드의 역사와 제품 관리 능력이 드러나는 영역이다.
HiBy가 소리로는 이겼지만, 생활 속 물건으로는 아직 소니가 가진 안정감이 있다.
(신제품 판매가는 소니가 거의 2배이다.)
그러나
아직은 !!!
매일 거칠게 쓰는 기계의 완성도에서는 아직 Sony 같은 전통 브랜드가 버티는 이유가 있다.
뜻밖에, 중국 내수용이라는 단점이 수험생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었다.
중고거래에서 이런 정보를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판매자가 정말 몰랐을 수도 있고, 알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구매자 입장에서는 확인해야 할 포인트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이 기기는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내가 정리한 상태에서는 유튜브, 카카오톡, 게임 같은 앱을 쉽게 쓰기 어렵다.
스마트폰처럼 이것저것 하라고 만든 기계가 아니라, 음악을 듣는 기계로 남는다.
음악은 듣고 싶지만, 유튜브 쇼츠나 카톡 알림, 게임 접속까지 열려 있으면 기기가 금방 작은 스마트폰이 된다.
반대로 NW-A306을 음악 재생 중심으로만 세팅해두면,
학원이나 스카로 왔다갔다 하는 시간에 음악은 들을 수 있지만 딴짓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줄어든다.
‘수험생 고등학생용 집중 음악 플레이어’로는 오히려 나쁘지 않다.
수험생 아들에게는 어떤 DAP가 나은 것일까?
의외로 루카스가
‘난 막귀여서 상관없어~’
였다.고음질을 추구하는 것은 오디오쟁이인 나의 쓰잘데 없는 집착이었나?
최종 평가
일본은 밀렸다고, 한국과 중국간의 격차와 차이가 흥미로울 것 같다..
참.. 한국에는 넘사벽,
감히 구입 못하는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이 있구나~~